꿈을 꾼다는 건 무엇일까

바닷가에서 캔버스를 마주한 풍경

꿈을 꾼다는 건 현실이라는 바다 위를 날아오르려는 돌고래 같다.

돌고래는 새가 될 수 없고
결국 물속으로 다시 떨어진다.

그래도 날아오른다.

그리고 그 짧은 순간.
물속에서 볼 수 없었던 여름의 햇살을 본다.

내가 음악을 하는 것도 그와 비슷하다.

현실에서 나는 음악과 상관없는 일을 한다.

예초기와 송풍기는 시끄럽다.

돈을 걱정한다.
월세와 제작비를 계산한다.
어머니에게 다시 도움을 받았다.
퇴근 후 피아노 앞에 앉으면 졸립다.

이게 내가 사는 물이다.

음악을 하면 나는 그 물속을 헤엄친다.

그리고 가끔 새로운 곡이 완성될 때.
합주를 기분 좋게 잘 마쳤을 때.
요란스러운 송풍기의 소음 속에서 풀리지 않던 가사를 찾았을 때.
졸린 피아노 앞에서 커피를 마실 때.
내가 만든 음악이 내 상상보다 아름답게 들릴 때
나는 잠깐 물 위를 오른다.

앨범을 만들며 기쁜 순간들이 많았다.
친구들과 함께한 뮤직비디오 제작.
내가 바라왔던 콘셉트의 프로필 촬영.
내가 그려온 별것 아닌 그림들이 하나하나 아름답게 진열되었다.

이 앨범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른다.

평론가들은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.
몇 사람이 이 앨범을 끝까지 들어줄지도 모른다.

이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이끌어준 대봉 프로듀서는 앨범 제작이 마무리되어갈 때, 이제 반 온 것이라고 말했다.

내일이면 나머지 반이 시작된다. 돌고래가 물 위를 헤엄치듯 걸어가겠다. 걱정보단 기대를 많이 품고 싶다.

“한여름의 아침, 날 수 없는 내가 물 위를 뛰쳐오를 때 눈에 담았던 환상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다.”